[중앙일보] 이송이 (연세대 자유전공학부 1학년, 한영외고 졸업)

다양한 경험 최대한 살리길

매일 교실에 갇혀 공부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방과 후와 방학을 십분 활용해 각종 공모전, 워크숍, 봉사활동 등에 참여했다. '입시 준비'보다 '자신을 아는 것'이 더 중요했기에 계속 교실 밖을 향했다.

그러나 대입을 피할 수는 없었다. 여러 전형을 검토하다가 수시 모집이 눈에 들어왔다. 그중에서도 서류심사와 면접으로 뽑는 연세대 수시 2-1 글로벌리더전형은 영어와 독일어 실력, 다양한 비교과 활동들이 빛을 볼 수 있는 전형이었다. 전년도에 이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한 선배들의 성적과 비교해보니 내신, 즉 '교과성적'이 문제였다. 내신 30%대에 머물러 있던 나는 내신 성적을 올리는 데에 주력했다. 수업 내용을 꼼꼼히 필기하고 조금이라도 의문이 있으면 반드시 질문했다. 그러자 내신 성적이 급격히 올랐다. 1학년 때 반에서 9등이던 내가 3학년 1학기엔 전교 9등까지 올랐다.

서류 평가 중 자기소개서는 심사위원들에게 첫 인상으로 남을 자료다.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쌓아온 다양한 경험들은 나를 표현하는 데 가장 좋은 밑받침이 됐다. 최대한 솔직하게 썼다. 같은 전형을 준비한 친구들과 돌려보며 수차례 고치고 또 고쳐 완성했다.

면접은 두세 개의 지문을 읽고 요약·분석해 문제를 푸는 식이어서 논술과 비슷했다. 신문이나 다양한 글을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해 말하는 연습을 했다. 여러 대학의 면접 기출문제를 활용했다. 논술 문제들을 글 대신 말로 답하는 연습도 했다. 휴대전화로 내 말을 녹음해 들으면서 어색하거나 잘못된 부분은 고쳐나갔다. 짧은 시간 안에 글을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실력을 늘리는 데는 많은 연습이 효과적인 것 같다.

친구들이 수능 공부에 집중할 때 수시 대비에 주력하는 나를 주위에선 걱정했다. 하지만 수시 합격에 필요한 요소들을 차근차근 채워나가며 꾸준히 준비했기 때문에 어떤 말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수험생이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수시 전형을 찾아 도전해보길 바란다.

이현규 (서울대 경영대 1학년, 포항고 졸업)

자기소개서는 진솔하게 써야

　 서울대 특기자 전형은 1단계 서류전형과 2단계 논술·면접고사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서류전형은 지원 제한이 없어 경쟁률이 매우 높다. 그럴수록 자신을 부각할 수 있는 자기소개서가 더 중요하다.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진솔하게 쓰는 것이 좋다. 경험을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진심을 전달하기가 쉽다. 나는 논술 경시대회에 나갔지만 수상에 실패한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을 자기소개서에 썼다. 스스로 무엇이 부족한가, 그리고 무엇을 고치게 되었는가에 대한 진솔한 경험담은 '학생의 자질'로서 면접관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었다.

경험에 대해 서술할 때는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활동이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아도 자신이 느낀 것이나 배운 내용이 특별하다면 그게 더 자신을 부각시키는 데는 효과적이다. 수험생이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므로, 이제까지의 경험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는 사건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한결 수월할 것이다.

논술고사에서는 '내재화된 지식'이 가장 중요하다. 단순히 암기한 정보는 한계가 있다. 같은 책을 여러 번 읽고 그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독서, 즉 '완전한 이해'를 목표로 책 읽는 습관을 들였다. 그렇게 읽은 『행동 경제학』과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는 논술고사를 보는데 큰 도움이 됐다.

면접은 문제풀이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고교 교과과정에서 배우는 지식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한다. 면접에서는 창의력을 요구하거나 기본적인 실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므로 배운 것만 정확히 이해해도 충분히 풀 수 있다. 공부하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질문하고 책을 찾아보는 등 의문을 완전히 해결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논술·면접은 시험장에서 직접 보는 시험이다. 따라서 시험장에서 긴장하지 않고 의연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면접에서 공격적인 질문을 받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차분하게 생각을 말해야 한다. 생각에 확신을 갖고 당당하게 말하는 연습을 미리 해보는 게 큰 도움이 된다.

박희태 (성균관대 자연과학계열 1학년, 과천고 졸업)

자연계 논술엔 '그래프' 도 효과적

수능을 앞두고 많은 학생이 수시와 정시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해 이맘때쯤 나도 수시와 정시를 효율적으로 대비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나의 경우 논술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수능 공부를 하면서 수시 논술 전형을 준비했다. 결과적으로 수능 성적이 좋아 우선선발(논술 100%)로 성균관대에 합격할 수 있었다.

자연계 논술은 증명이나 계산문제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길게 설명을 나열하는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 수학은 풀이과정이 중요하므로 답이 틀리더라도 풀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 더 유리할 수 있다. 설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화학·생물 문제는 관련 지식을 최대한 접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계 논술은 수학·과학의 개념·원리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능 공부에서 얻은 지식을 응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때 그래프나 그림 등을 첨가하여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간결하고 쉬운 문장을 쓰는 게 좋다. 짧은 시간 내에 순발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이때 수능 지식이 탄탄하게 깔려있다면 훨씬 유리하다. 수능 공부를 하면서 잘 모르는 개념은 그냥 넘어가지 말고, 숨겨진 원리를 정확히 이해한다면 논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논술 시험 당일, 나는 먼저 문제 수와 문제 내용을 확인하고 생각하는 시간, 글 쓰는 시간을 적절히 배분했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이 몇 가지인지 파악하고 내가 아는 관련 지식을 최대한 적었다. 그 다음 메모한 것들을 적절히 분류해 개요를 간단하게 짠 뒤 글을 썼다. 물론 그림과 그래프도 적절히 첨가했다. 분량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충분한 여백을 두어 보기 쉽도록 했다. 나의 지식이 부족한 분야는 내용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고, 그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논리적 사고과정을 보여줄 수 있도록 글의 구성에 치중했다. 이렇게 해 주어진 시간 안에 공백 없는 답안지를 작성할 수 있었다.

논술에선 논지의 파악, 내용의 충실성, 논리적 구성 모두 중요하다. 그러려면 글 쓰는 훈련이 필수다. 충실한 내용 전개를 위한 지식은 단기간에 습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능 공부를 할 때 충실한 원리이해에 중점을 두라고 조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