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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학년도 논술고사 분석 -서강대 수시2 인문 논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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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워드는 '인간'… 주어진 조건 꼼꼼히 독해를 # 출제 경향 분석 서강대는 전통적으로 수시 모집에서 논술과 심층·구술 면접의 반영 비율이 높다. 대학의 입시 담당자들도 여기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다면 학생부 성적이 좋지 않아도 합격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서강대의 논술과 심층·구술 면접은 전공별로 세분화되어 있고, 1단계 논술을 통과하더라도 다시 2단계 전공 구술 면접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서강대는 여느 대학과 달리, 일찍부터 인문계 논술을 여러 분야로 나누었고, 자연계열에서도 논술고사를 실시해 왔다. 인문 계열은 비(非)경제 관련(문학부, 사회과학부, 커뮤니케이션학부), 경제 관련(경제학부, 경영학부) 영역으로 나누어 시험을 치르며, 자연계열은 자연과학·창의력 관련(자연과학부, 공학부) 영역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서강대 수시 논술 고사는 몇 년 전부터 특정한 유형으로 고정돼 왔고, 올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총 세 편의 글을 쓰며, 1천200∼1천400자의 비교적 긴 글 하나(배점 40%)와 500∼600자의 짧은 글 두 개(배점 각 30%)를 써야 한다. 각 문제는 독립돼 있어서, 문제별로 주제가 다르다. 제시문의 수도 많아서 9개가 주어졌다. 시험시간은 150분으로 주어진 시간 내에 서로 다른 3개의 주제에 대한 9개의 제시문을 읽은 후, 총 2천200∼2천600자의 글을 쓰는 것이었다. 조건을 꼼꼼히 읽어 내고 답안을 작성하려면 시간이 모자라는 편이다. 실제로 서강대 논술시험을 본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글 쓰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한다. 따라서 시간 배분을 적절히 해서 주어진 세 문항을 모두 완벽하게 작성해야 한다. 왜냐하면 세 문항 가운데 한 문항이라도 0점을 받으면 다른 문항의 점수에 상관없이 불합격 처리된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서강대는 정시 논술에서 쾌락, 죽음, 인간의 사고와 행동,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 등 인간의 본질을 다룬 철학적인 문제를, 수시 논술에서는 세계화와 종속, 문화의 다양성, 고급문화와 대중문화, 외래문화의 수용, 정보화 사회와 개인 정보 유출, 근대화와 환경 문제, 의사소통과 언어, 주체와 대상의 관계 등 현대 사회에서 인류가 새롭게 직면한 문제를 출제했다. 즉 지난 몇 년간 서강대 논술의 키워드는 '인간'이었으며 인간의 삶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들에 대한 본질을 묻고 있는 것이 많았다. 2008학년도 수시 2 논술 고사의 주제 역시 '인간 체험에 대한 문제', '흡연에 대한 관점의 차이 문제', '인간과 언어 사이의 관계' 등으로 탈근대가 논의되면서 새롭게 제기되는 인간을 둘러싼 문제들이다. 서강대가 중요하게 평가하는 영역은 논지에 대한 이해력과 논리적·비판적 기술 능력, 창의력이다. '논지에 대한 이해력'은 주로 제시문의 입장과 견해를 요약하거나 서술하라는 방식으로 묻고 있다. '논리적·비판적 기술 능력 평가'는 주어진 제시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나머지 제시문을 비판하는 형식을 취한다. 그리고 창의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논의 전개가 필수다. 특히 서강대 논술에서 양시론이나 양비론과 같은 절충적인 입장으로는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논지가 명확히 드러나면서도 자신만의 언어와 논리로 논의를 전개할 때 높은 점수를 기대할 수 있다. 2008학년도 입시에서 서강대는 수시 1학기를 폐지하고 전체 모집 정원의 59%를 수시 2학기 모집으로 선발했다. 논술 고사를 실시하는 수시 2 일반전형에서는 서강대 수시 모집 전형 가운데 가장 많은 학생을 선발했다. 이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40%)와 논술(60%)로 모집 정원의 3배수를 선발한 뒤, 1단계 성적(80%)과 전공 구술 면접(20%)을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가리는 단계별 방식으로 치러졌다. 서강대 입학본부측은 "그동안 출제된 서강대 논술 문제는 초중고 교육 과정에서 습득한 독서와 글쓰기 능력을 토대로,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출제 경향을 설명하면서, 따라서 잘 된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글쓰기 능력이 단기간에 완성되기 힘든 것이니만큼 스스로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임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주어진 조건을 빠짐없이 반영해 글을 작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2008 수시 2 논술고사도 정확한 독해를 통한 제시문간의 연관관계를 파악하는 능력과 이해분석력이 요구되는 문제로 이루어졌다. 문항 모두 제시문이 다르고 논제 또한 다양하게 출제되었지만 공통적으로 '대상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다각적으로 묻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서는 총 세 문항 중 1번과 2번, 두 문항을 살펴본다. ◈ 서강대학교 2008 수시 2 인문 논술 해설 # 제시문 분석 <문제 1> 제시문 (가)는 R 퍼시그의 '선을 찾는 늑대'의 일부분이다. 오토바이로 여행할 때 얻을 수 있는 여러 이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오토바이를 탈 때와 자동차를 탈 때는 사물에 대한 인식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주장한다. 자동차를 타면서 바라보는 사물은 TV를 볼 때처럼 수동적인 관찰자의 틀에 국한되지만 오토바이는 그러한 경계를 사라지게 한다. 즉 오토바이를 타면 테두리가 사라지고, 모든 사물과 완전히 접촉하게 되어 모든 체험이 직접적인 의식과 결코 분리되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오토바이를 타고 사물을 바라보는 것은 대상에 대한 수동적인 관찰자가 아닌 능동적인 체험자로서 사물을 인식하는 것이며, 제시문에서 표현되어 있는 것처럼 언제라도 오토바이라는 기계에서 내려 직접적이고 주체적인 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제시문 (나)는 임옥희의 '경계 위반으로서 떠도는 여성의 몸'의 일부분이다. 제시문 (나)에서는 인간의 몸과 감각은 기계화되고 기계는 인간화된다는 점에서 기계와 인간이 갖는 육체의 경계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즉 인간의 육체와 기계를 구분하기 보다는 인간과 기계가 동일시됨을 보여준다. 자연적 현실과 인공적 가상공간의 경계가 상실된 정보화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모든 직접 체험이 사라지고 미디어를 통한 간접 경험만 남아 있는 상황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제시문 (다)는 이원의 '사이보그3-정비용 데이터B'에서 발췌했다. 詩에서는 의미 없는 숫자와 끔찍한 현실의 단면을 나열함으로써 디지털 세계와 사이보그화된 인간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이보그화된 현실에서 인간은 슬픔을 느낄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으며, 화자는 이러한 사실을 슬퍼하고 있는 것이다. 죽음이 기계처럼 정확해진 세상에서 '나'는 울고 싶지만 감정의 칩을 업그레이드해야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사이보그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 2> 제시문 (가)에 따르면, 흡연은 '재계(마음과 몸을 깨끗이 하고, 부정한 일을 멀리하는 일)'를 못하게 하고, 부정한 일에 대한 판단을 흐리게 하여 신명(神明)을 통할 수 없게 한다고 말한다. 제시문 (나)는 담배에 대한 예찬의 글이다. 흡연가는 담배가 많은 역기능과 병을 야기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자신의 일과 쾌락을 이루기 위해 담배를 조직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두 제시문 모두 담배가 육체적인 부작용을 낳는다고 말하는 데서는 관점이 일치한다. 그러나 금연을 해 진리를 탐구하면 대현(大賢)이 되고 학문을 수련하면 문장이 되며 살림을 다스리면 부자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가)의 시각과 달리, (나)는 담배가 곧 그의 삶이라고 이야기한다. (나)에 따르면, 담배가 갖고 있는 수많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단순한 삶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갖게 된다고 생각한다. 흡연은 시간과 육체를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쾌락을 주는 것이며, 자신의 삶을 가치롭게 하는 행위인 것이다. 따라서 담배를 피우는 그 순간만큼은 자기 스스로에 빠져드는 귀중한 시간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시문 (가)가 흡연행위의 해로움과 관련해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관점인 반면에, (나)에서의 흡연은 삶에 대한 적극적인 의미 부여로 이해할 수 있으며 흡연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므로 흡연이 유용하다는 관점이다. ■ 주제 관련 기출 문제 ◎ 인간관계의 양상 파악(연세대 2008 예시문항) ◎ 이기적 행동과 사회관계의 본래적 의미(한양대 2008 예시문항) ◎ 자기 정체성의 위기와 해결방안(고려대 2004 수시2) ◎ 과학기술문명은 인간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고려대 2002 수시1) ◎ 현대인의 자기중심적 무관심으로 인한 비인간화의 문제점과 대안(부산대 2001 정시) ◎ 두 글의 공통점과 차이점 요약(고려대 2001 수시) ◎ 현대문명이 빚어낸 인간 소외의 원인과 해결 방안(연세대 2000 정시) ◎ 두 글의 공통점과 차이점 요약(연세대 1998 모의) # 문항 분석 <문제 1> 제시문 (가)의 관점에서 제시문 (다)를 근거로 제시문 (나)를 비판하라고 했다.(30%, 500∼600자) 논제가 요구하는 사항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각 제시문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다소 까다롭기 때문에 문제 분석이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다. 우선 (가),(나),(다)가 어떤 내용인지 정리를 해 봐야 한다. 또한 (다)의 시를 이해해 근거로 삼아야 하기 때문에 (다)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언뜻 제시문을 살펴보면 제시문 (나)와 제시문 (다)의 내용이 서로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각 제시문의 입장을 정확히 독해하는 것이 이 문제의 관건이다. 또한 제시문 (가)의 입장에서 제시문 (나)를 비판할 때 제시문 (다)의 근거가 논리적 타당성을 갖도록 제시문 (가)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제시문 (다)를 분석해야 한다. <문제 2> 흡연에 대해 다루고 있는 제시문 (가)와 제시문 (나)의 공통된 시각을 찾고, 차이를 논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흡연행위에 대한 각 제시문의 관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각 제시문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명히 밝히는 동시에, 논제가 요구하는 것처럼 시각의 차이점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답안 작성 길잡이 서강대 논술은 조건이 많기 때문에 이를 모두 반영한 개요를 작성하고 글을 써야 한다. 조건 하나하나에 번호를 붙이고 개요를 작성해 두면 실수할 확률이 적다. <문제 1> 이 문제는 제시문 (가)의 입장에서 제시문 (나)를 비판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제시문 (가)의 입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시문 (가)는 오토바이를 타고 사물을 보면 사물을 전혀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오토바이는 저만큼 떨어져서 보는 세계가 아니라 현장 속에서 세계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또한 제시문의 마지막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의 모든 체험은 직접적인 의식과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는 입장과 언제라도 다리를 내려서 땅에 닿게 할 수 있다는 표현을 통해 육체와 정신을 분리할 수 없는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제시문 (나)의 비판요소를 찾아보면 눈에 띠는 것이 자연적 현실과 인공적 가상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동일시되면서 고정된 육체, 자연으로 주어진 몸이 사라지고 인간과 기계가 같아진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인간의 몸은 기계화되고 기계는 인간화된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미 사이보그가 되어 있다'라는 제시문 구절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인간의 육체와 기계를 동일시하는 입장으로 인간의 몸은 오토바이라는 기계를 통해 사물과의 완전한 접촉을 이룰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언제라도 자신의 주체적인 의식을 통해 오토바이에서 내릴 수 있는 존재라는 제시문 (가)의 입장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제시문 (가)의 입장에서 제시문 (나)가 주장하는 기존의 육체에 대한 개념이 사라진다는 주장과 기계와 육체를 동일시하는 관점을 비판할 수 있다. 이때 제시문 (다)의 시(詩)를 근거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시에 나타난 숫자는 디지털 사회 속에서 또 다른 언어로 현실과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그러나 무수한 숫자 사이에 나타나는 현실에서의 끔찍한 죽음을 통해 사이보그인 '나'는 눈물을 흘리기 위해 칩을 사러간다. 따라서 현실과 가상공간의 세상에서 '나'는 분명히 현실을 파악하고 있으며 '나'의 육체를 위해 기계를 활용한다는 주체적 인식을 근거로 삼을 수 있다. 즉 제시문 (가)와 (다)의 화자가 주체적 인식을 가진 인간이라면 (나)는 인간과 기계를 동일시하여 인간은 사이보그화된 존재임을 강조하는 글쓰기가 돼야 한다. <문제 2> 이 문제는 두 가지 요구사항이 있다. 즉 논제가 둘인 셈이다. 첫째, 흡연행위를 바라보는 공통된 시각의 특징을 밝혀야 하고 둘째, 두 제시문이 보이고 있는 시각의 차이를 논술해야 한다. 따라서 답안작성도 논제가 요구하는 형식대로 공통점을 먼저 밝히고 시각의 차이점에 대해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서술해주면 된다. 두 제시문은 공통적으로 흡연행위가 개인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제시문(가)는 흡연이 건강을 해치며 천지신명의 뜻을 통할 수 없고 판단을 흐리게 하며 재산을 쓸데없이 낭비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금연을 하여 다방면에서 노력한다면 유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담배가 개인의 삶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주지시킨다. 이와 반대로 제시문(나)에서 흡연은 육체적 건강에 해로움을 주지만 정신 건강에는 긍정적인 기능을 하며,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기제라는 것이다. 즉 개인의 삶에 가치를 부여하며 삶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차이점은 개인의 삶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연유하는 것임을 끄집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즉 제시문(가)는 개인적 삶에 국한된 시각이라기보다는 개인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적 측면이 강조된 반면, 제시문(나)는 개인의 존재와 자신의 삶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서로 근본적인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임을 논의하면 된다. - 박경원 / 양운고 교사 출처 : 부산일보 날짜 : 2008년 3월 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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