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욕망’ 나이 들수록 어떻게 변하나

■ 논제 되짚어 보기

2005년도 연대 논제는 논증적 구조를 갖춘 논술문 양식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연세대는 쟁점이 있는 이슈보다 자유스러운 논제를 선호하기 때문에 우리 교육 실정상 학생들이 부담스러워 할 수밖에 없다.

세월의 흐름과 나이를 먹는 것의 의미 등에 대한 물음은 삶의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더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또 제목까지 달라고 요구한 점도 부담감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벼락치기 공부, 외워서 쓰기가 일절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논술 시험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제시문을 분석하고 의견을 논술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와 나이를 먹으면서 욕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제시문들이 충실해 이에 대한 답변은 충분히 제시문에서 찾을 수 있다. 좀더 창의적인 답안을 쓰고 싶은 학생이라면 그동안 읽었던 소설이나 영화 등에서 관련된 사례를 찾아 인용했으면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

특히 현대철학에서 욕망을 아주 비중 있게 다루기 때문에 평소 자크 라캉이나 르네 지라르 등 욕망을 주로 연구한 학자들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었더라면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제시문은 동서양 고전을 폭 넓게 인용하고 있다. 조선후기 시조작가 이명한의 ‘백주집’, 성경,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르네상스 시대 화가 티치아노의 그림, 아일랜드의 시인 예이츠의 시 등이 쓰였으며 이 중에서 아리스토텔레스와 예이츠의 시를 꼼꼼히 분석하면 논제가 원하는 방향의 글을 쓸 수 있다. 전반적으로 제시문들은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 욕망과 아쉬움이 커진다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나이 듦을 지혜, 관록, 완숙 등의 키워드를 사용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부정적으로 보면서 이에 대한 해법과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고득점을 올릴 수 있는 지름길로 보인다.

- 신진상·지식아카데미 독서·논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