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은 한 손을 들어올렸다. 그의 표정은 엄숙했다. “보카노브스키 과정이란 사회 안정을 위한 중요한 수단 가운데 하나란 말일세.” 사회 안정을 위한 중요한 수단. 표준형 남녀, 획일화된 집단, 보카노브스키화된 하나의 난자로부터 생산된 부산물들로 가득 찬 공장. “96명의 똑같은 쌍둥이들이 96개의 똑같은 기계를 작동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게!” 그의 목소리는 열의에 차서 거의 떨리다시피 하였다. “여러분은 현재 여러분이 어느 곳에 있는지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건 그야말로 역사상 최초입니다.” 그는 세계 국가의 표어를 인용했다. “공유, 주체성, 안정이 드디어 현실화된 것입니다.” 거창한 말이다. “우리가 무한히 보카노브스키화를 할 수 있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표준형 감마 계급, 불변의 델타 계급, 획일화된 입실론 계급, 그리고 수백만 명의 일란성 쌍둥이들에 의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 대량 생산의 원칙이 마침내 생물학에 응용된 것이다. (중략)
소장과 학생들, 그리고 포스터는 제11호 선반의 320미터 지점을 통과하고 있었다. 젊은 베타 마이너스의 기계공이 스크루 드라이버와 스패너를 가지고 그 곳을 통과하는 병에 연결된 대용 혈액 펌프를 바쁘게 죄고 있었다. 전기 모터에서 윙윙거리며 나는 소리는 그 젊은 베타 마이너스 기계공이 나사를 죄자 한층 더 고조되었다. 계속 죄고 다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죄고 나서 그는 회전계를 힐끗 쳐다보더니 그제서야 손을 멈추었다. 그는 두 발짝 물러서서 다음 펌프에 대하여 동일한 과정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포스터가 설명했다. “저 사람은 지금 1분간에 도는 회전수를 줄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면 대용 혈액의 순환 속도가 느려집니다. 따라서 폐를 통과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되므로 태아들에게 공급해 주는 산소의 양은 자연히 감소되는 것입니다. 태아들을 표준이하로 만드는 데는 산소 결핍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포스터는 다시 자신의 양 손을 비볐다.
“하지만 왜 태아들을 표준 이하로 만드나요?” 어떤 순진한 학생이 물었다. 소장이 긴 침묵을 깨고 말했다. “멍청한 친구 같으니라고! 자네는 입실론 계급의 태아는 입실론적 유전뿐만 아니라 입실론적 환경을 부여받아야 한다는 것 정도도 생각을 못 한단 말인가?” 그 학생은 결코 스스로의 머리로는 그것을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는 혼란에 빠졌다. “계급이 낮으면 낮을수록 산소를 조금 공급하는 것입니다.” 포스터가 말했다. 그러면 제일 먼저 영향을 받게 되는 기관이 뇌다. 다음에는 골격이다. 정상적인 산소의 70퍼센트만 공급받으면 난쟁이가 된다. 70퍼센트 이하가 되면 눈이 하나가 없는 괴물이 된다. (중략)
그들은 아래층으로 내려와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모든 과정은 가능한 한 단일 보카노브스키 집단에 의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사 과장이 말했다.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작은 코를 지닌 83명의 시커먼 델타 계급 노동자들이 냉각 압연을 하고 있었다. 네 개의 추가 달리고 철커덕철커덕하는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기계56대가 매부리코의 붉은색 감마 계급에 속한 56명의 노동자들에 의해 조작되고 있었다. 주조소에서는 더위에 이길 수 있게끔 조건 반사 교육을 받은 107명의 세네갈 출신 입실론 노동자들이 작업하고 있었다. 두개골이 길고 모랫빛이 머리카락에 골반이 좁고 모두가 169센티에서 20밀리미터 안팎의 신장을 가진 33명의 델타 계급여자들이 나사를 깎고 있었다. 조립실에서는 두 개의 조로 나누어진 감마 플러스 계급의 난쟁이들이 발전기를 조립하고 있었다. 두 줄의 낮은 작업대가 마주 보고 있었고, 그 가운데에는 부품이 실린 운반 벨트가 움직이고 있었다. 47명의 금발머리가 47명의 갈색머리와 마주 보고 있었다. 47개의 들창코가 47개의 매부리코와 마주 보고 있었다. 조립이 끝나면 18명의 감마 초록색 옷을 입은 잘생긴 쌍둥이 여자들이 이를 검사했으며, 또한 그것이 끝나면 34명의 다리가 짧은 왼손잡이 델타 마이너스 계급 남자들이 그것을 상자에 넣었다. 대기하고 있던 트럭과 화물차에 그 상자들을 적재하는 일은 푸른 눈을 지닌 63명의 주근깨투성이 입실론 저능아들에게 맡겨졌다.
“오, 멋진 신세계여……. 그 곳에는 이러한 인간들이 살고 있지.” 야만인이 말했다.
